[단독] 尹 "미래 유망한 코딩, 中·인도보다 더 배워야"
"전교조, 교사채용 막는다더라"
"작년 3월 검찰총장 사퇴 후
코딩학원 다녀" 깜짝 고백도
반도체 '산업의 쌀' 강조하며
"대통령이 중요하다 했는데
기재부 예산 삭감 아쉬워"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초등학교에서 코딩 교육을 할 교사 채용을 반대하고 방과 후 수업 시간을 안 줘서 확대 방안을 마련하기가 난망한 상황이라고 한 지방 교육감이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인사들 전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최근 지방을 방문했을 때 모 교육감을 만나 "코딩 교육시간을 대폭 늘려달라"고 부탁했는데 이 같은 이유로 난색을 표명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교조가 그간 교원자격증이 없는 기간제 교사 임용에 반대해온 입장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앞으로는 역사·인문·사회로 먹고사는 게 아니라 코딩 등 미래 유망적인 걸 해야 한다"면서 "코딩은 최소한 중국이나 인도 등보다 더 배워야 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화 도중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 입문을 준비하던 시기에 주변에 알리지 않고 홀로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딩 학원에 다녔다는 '깜짝 고백'도 했다. 윤 대통령은 "그때 충격을 받았다. '학생들이 국가 지원으로 혜택을 받으면 좋겠다. 코딩 교육시간을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은 양향자 반도체특위 위원장과 송석준 부위원장, 김영식·양금희·조명희·윤주경 의원 등 국회의원들과 김정호 부위원장(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등에 대해 그간 반도체특위가 해온 활동을 치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윤 대통령은 오찬 시작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하고,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생사가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반도체 예산과 관련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요청했던 반도체 인프라스트럭처 지원 예산이 대거 삭감된 것에 대해 "대통령이 중요한 예산이라고 했는데 (기획재정부가) 어떻게 보고도 안 하고 그렇게 깎아버리나, 허 참"이라고 한 것이다.
해당 예산은 내년 예산안에 경기 평택·용인 반도체 공장의 전력·용수 기반 구축용 예산 1조원을 반영해달라고 산업부가 요청한 것이다. 다만 매일경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기재부가 예산 절감을 목적으로 해당 예산을 삭감한 것이 아니라 평택·용인의 경우 이미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가 예산을 지원하면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아야 하는 등 되레 공장 준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현재 산업부, 해당 기업들과 함께 다른 신설 설비나 투자 건에 대해 인프라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대통령이 기재부를 질타하는 게 아니라 여야가 합심해서 관련 예산을 다시 잘 챙겨달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미국 대학 사례를 들면서 "미국 대학이 왜 그리 발전했겠나. 매년 연구 실적에 따라 연봉을 계약하니까 미국 대학교수들이 열심히 하고 성과를 잘 내지 않나. 그래서 세계적인 대학이 되지 않나"라고 했다. 국공립대 교수가 공무원인 가운데 연구 성과와 혁신 성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께서 다 같이 잘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수월성과 성과에 따른 차별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미래 산업 육성 방안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공약했던 '국가 항공우주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항공우주청이 공무원 아래에서 지금처럼 '철밥통'이 돼서는 아무런 발전이 없다. 전문가들을 채용해 그 성과에 따라서 또 바꾸고, 바꾸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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